연말이 다가오면
올해 내가 뭘 했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떠오르는 게 별로 없고, 마음이 헛헛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구글 캘린더에 매일 있었던 일정들을 기록해 뒀다. 휴대폰에 그때그때 기록하면 시간도 얼마 안 걸려서 효율적이고, 나중에 봤을 때 꽤 유용해서 앞으로도 잘 쓸 것 같다.
오늘의 질문 :
올해 새로 해본 시도가 있다면?
경매 법정에 가보았다.
플라워 취창업 수업을 들었다.
법륜스님 행복학교 수업을 들어보았다.
타인의 요구보다 내 마음에 중심을 둬 보았다.
타인에게 바라는 마음을 알아차려 보았다.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며 물건을 팔아보았다.
짝지는 나랑 다르게 생각할 것이라는 전제를 자주 떠올렸다.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블로그에 글쓰기를 시작했다.
알바를 시작했다.
죽 적어보니 '시도하길 잘했다.' 싶다.
특히 좋았던 것은
행복학교 수업을 들은 것,
물건을 팔아본 것,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우선 행복학교를 참여하면서
내가 중심이 자신이 아닌 남에게 많이 쏠려있다는 것을 느꼈다. 남의 요청을 들어주는 것은 좋지만 내가 원하지 않거나 힘에 부쳐도 들어주려 애쓰는 경향이 있더라.
뭔가 착해야 한다. 나는 이렇게 괜찮은 사람이다. 또는 나는 남에게 이런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런 인정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버거워하면서 남이 원하는 것을 해주면 상대에게 바라는 마음도 커지더라. 그에 상응하는 반응이나 감사를 상대가 주지 않으면 화가 나더란 말이지.
하지만 나 자신이 그러고 싶은지 아닌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 내가 내 자신의 주인 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마음으로 중심을 잡고 있으니 삶이 좀 더 가벼워졌다. 그래서 참 좋다.
행복학교는 법륜스님이 하시는 건데, 평소에 내 마음이 어떤지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던 나에게 참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스마트스토어로 물건을 팔아보고선,
동네에서 치킨집 카페 운영하시는 사장님들이 새삼 대단해 보였다. 나는 10년간 직장생활을 했는데 다른 부서에서 하는 일을 내가 모두! 사장이 모오-두 해야 하는 걸 직접 겪어보니 역시나 만만찮더라. 다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건 너무 좋은데, 다 내 책임이고 다 내가 알아봐야 한다^.^
어쨌든 초보 사장을 해보니 물건 파는 분들, 내가 누리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분들께 감사함이 생겼다.(특히 맛있는 음식을 파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봉사활동을 시작한 건,
늦깎이 수험생활과 실패 후(또르..) 직장을 구하자니 나이가 애매하고 또 다른 시험을 준비할 마음은 전혀 나지 않더라.
그런데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축축 쳐지고 고립감을 느꼈다. 나가야겠다. 생각했다.
근데 돈 받으면서 일하면 아니다 싶어도 성격상 못 그만둘 것 같고, 예전의 버티던 삶이 다시 재현될 것 같아서 두려웠다. 나 자신을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데..라는 생각에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효과는 좋았다. 나와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니 환기가 되었다. 몸을 움직이는 것도, 다른 사람들과 시간과 공간을 함께하는 것도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